장르: 에세이
저자: 허지웅
[리뷰]
삶의 끝을 다녀온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한 주제로 자신의 생각들을 엮은 글들입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도 하고, 영화나 책을 통해 얻은 영감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주제의 무게만큼 그의 글과 생각에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작가가 희망했듯이 그의 메시지가 어려운 젊은이들에게 힘이 되길 바랍니다.
허지웅이라는 사람은 마녀사냥을 통해 알게되었다.
TV에서 보이는 그의 이미지는 굉장히 까다롭고 날카로운 이미지였는데,
방송에서도 다른 방송인들과 차별화되는 직설적인 화법과 생각을 감추지 않고 말하는 점,
그리고 멋진 외모가 더해져 강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시간이 지나, 마녀사냥도 끝나고, 가끔 그가 인터넷에서 회자되었을 때 그의 평판은 좋지만은 않았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표현하다 보니
의도와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반대 진영에서 공격받기 쉬운 대상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난 어느날 그가 혈액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혈액암 환자를 아주 가까이서 지켜보는 상황이라,
그의 힘든 앞날이 예상되었고, 동시에 더 이상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볼 수 없는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치료를 받기 전 마지막 트윗에서 그는 버티고 이기겠다고 했고, 나는 마음속으로 그를 응원했다.
몇 년이 지난 후 한 커뮤니티에서 그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가 갖고 있던 오해에 대해 직접 해명한 것이다.
그리고 또 얼마 후 그가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읽어보고 싶었으나, 그가 치료과정에서 겪은 일이 분명히 책 내용에 있을 텐데
그것이 나의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것은 아닐까 우려되었다.
그렇게 미루다 나의 상처도 어느 정도 아물었을 때 이 책을 펼쳤다.
책은 다행히 그의 병과 치료과정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죽음과 삶의 태도라는 무거운 주제이지만, 어려운 철학에 치우쳐져 있지도 않다.
어려운 20대를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고, 이 책 또한 20대에게 힘을 주기 위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40대를 바라보고 달려가는 지금의 내게,
그의 글과 철학에 공감하고, 나의 삶과 생각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혈액암은 치료과정도 힘들고, 이후에도 재발이나 합병증의 위험이 높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지금 허지웅은 20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의미있고 좋은 활동이고 당연히 그를 응원한다.
하지만, 아주 개인적으로, 그가 그 무엇보다 건강관리를 잘 하여, 오랫동안 곁에 남아 활동했으면 한다.
그가 살아간다는 그 자체로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도 저렇게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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